투자일지, 「기억 vs 기록」 시리즈
그날까지: 몇 번의 작은 숏 수익
그 전까지 나는 3~5배 레버리지로 초단타 숏을 치며 작은 수익을 여러 번 챙겼습니다. 몇 번 맞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숏만 잘들어가면 이정도 소액은 그냥 공짜로 먹는거구나 생각을 하게되었음.”
2026-09-27 · 청산 회고
지금 보면 이건 내 기록에서 세 번째로 반복된 착각입니다. 2021년 NFT 리빌, 2024년 회복에 이어 이번에도 나는 운을 실력으로 읽었습니다.
그날: 추격 숏
대상은 지캐시(ZEC)였습니다. 내가 보기에 실체가 크지 않은데 저점에서 10배 넘게 오른 코인이라, 차익을 실현하려는 큰손들의 매도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잠깐 조정이 나온 틈에 추격 숏을 들어갔습니다.
“근데 이때 진짜 바보같은게 뭐냐면 아무 생각도 안하고 그냥 막 들어감.”
2026-09-27 · 청산 회고
예전에 배수를 3배로 설정해 둔 기억이 있어서 3배 숏이라고 믿었습니다. 실제 포지션은 10배였습니다. 숏을 잡자마자 가격이 치솟았고, 몇 시간 만에 10% 넘게 오르며 포지션은 청산됐습니다.
기억 3배, 기록 10배
숫자로 놓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3배였다면 가격이 10% 오를 때 증거금의 약 30%를 잃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10배에서는 같은 10%가 증거금 전부입니다. 실제 청산은 유지 증거금 때문에 그보다 조금 일찍 옵니다.
3배와 10배의 차이가 아픈 손실과 끝난 포지션을 갈랐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든 건 배수 설정 하나가 아니라,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들어간 판단이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버릇이었다
회고를 쓰면서 나는 숨기기 싫은 버릇 하나를 적었습니다.
“나는 조금이라도 포지션에 (선물이든 현물이든) 마이너스가 찍히면 계속 들고있는 버릇이 있는데 아주 강하게 이걸 끊어내기가 쉽지 않음.”
2026-09-27 · 청산 회고
현물에서는 이 버릇이 시간을 버는 쪽으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레버리지와 만나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버티는 버릇은 청산으로 끝납니다.
청산 뒤
“돈을 잃었다는 단순한 사실보다도 내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한것에서 자괴감을 느꼈다.”
2026-09-27 · 청산 회고
이 청산이 투자 헌장과 다섯 개의 투자 문서를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헌장에는 레버리지, 선물, 숏을 쓰지 않는다고 적었고 예외는 두지 않았습니다. 실행 규칙에는 현물만 사고, 사기 전에 기록하고, 20분을 기다린다는 문장을 넣었습니다. 이 헌장은 한 분기도 지나기 전에 내려놓았습니다.
내 생각
작은 성공이 반복되면 확인 절차가 먼저 사라집니다. 처음 몇 번은 배수를 보고, 설정을 보고, 들어갈 이유를 적습니다. 몇 번 맞고 나면 그 단계가 귀찮은 일이 됩니다. 이날 내가 잃은 건 돈보다 그 단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레버리지를 잘 쓰는 법을 배우는 대신 아예 쓰지 않는 쪽을 골랐습니다. 마이너스 포지션을 끊지 못하는 내 버릇을 알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볼 수 있는 점
- 레버리지를 잘 다루는 트레이더도 있습니다. 문제가 레버리지 자체보다 진입 전 확인과 손절 규칙이 없었던 데 있다는 반론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 3배였어도 버티는 버릇이 그대로였다면 결말은 늦게 왔을 뿐 같았을 수도 있습니다. 배수만 고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 예외 없는 금지는 그때의 나에게 맞는 처방이었을 뿐, 모두에게 맞는 답은 아닙니다.
이 글은 내 기록과 생각을 정리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같은 선택을 권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쓴 시점(2026-11-04 15:55 KST), BTC 약 $77,600, ETH 약 $2,300 (작성 시점 시장가, 반올림)
출처
- 나의 투자 기록: 청산 회고 (2026-09-27 작성, 비공개)
- 문서 › 원칙: 투자 헌장 (2026-09판)
- 투자일지: 기억은 −61%, 기록은 −78%
